10월 29일 이태원 참사가 있었다. 아직 추모도 채 끝나지 않은 와중에 좋은 소식이라며 등장한 사건이 있다. 11월 5일 경북 봉화의 광산 매몰 사고에서 광부 2명이 9일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것이다. 국방부 소유의 천공기가 추가로 투입되며 시추를 시작했다. 슬픔에 빠진 대한민국에 희망을 주었다며 대통령으로부터 감사 카드와 선물이 전달되었다. 그런데 이 광산은 8월에도 무너진 곳이었다.

11월 6일 또다시 재난영화가 펼쳐졌다. 영등포역으로 향하던 무궁화호의 선로 이탈로 승객 20여 명이 다쳤다. 경상에 그쳤고 사망자는 없었다. 그러나, 올해만 KTX와 SRT의 탈선이 3차례 더 있었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이다.

선로 회복에는 시간이 소요된다. 공영방송 및 기타 신문사에서는 해당 노선 이용자의 불편이 예상되며, 불편을 겪은 이용자에게는 운임이 환불될 것을 알려주었을 뿐이다. 그러나 이것도 방송을 접하거나 기사에 관심을 둔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정보였다.

사건을 알지 못한, 알지만 으레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한 대중들은 전철에 올랐다. 통행이 중단된 구간에서 일제히 다른 대중교통을 사용하라는 안내를 받으며 플랫폼에 그대로 내려졌다. 해당 역까지 도착했던 전철은 다음 구간으로 넘어가지 못한 채 그대로 돌아가고를 왕복하면서 사람들을 병목이 생기는 구간으로 몰고 갈 뿐이다. 8시 27분이 되어서야 서울특별시청으로부터 안전 안내 문자가 왔다.

일부는 인파 속을 헤쳐 나와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외부로 나갔다. 대부분은 급행과 KTX 노선이 아닌 완행 전철을 타려고 간신히 이동했다.

안내를 받아 나가는 길목에 당연히 배치되어 있으리라 생각한 안전요원이 없다. 외진 골목 경찰차 한 대가 서 있을 뿐이며 보도하는 기자조차 보이지 않는다. 계단 위에서 추가 탑승을 제지하는 코레일 직원이 보인다.

내려진 승객들은 천천히 움직였다. 이태원 사고의 경험인 듯 천천히 이동했다. 넘어지면 다 같이 넘어질 위기이다. 선로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며, 떨어질 수 있는 선로에는 해당 역까지 승객들을 실어 나르는 열차가 들어온다. 너무도 다행히 인명 사고는 나지 않았다.

사고는 항상 일어난다. 누군가는 구조에 정신이 없다.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대응이 이뤄졌다면 반복은 없어야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다. 시뮬레이션이 반복되어야 한다. 언제까지 사고 후 대처에 급급할 것인가?

점점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 중인 국면이 우려될 뿐이다. 신뢰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강 위 대로를 우리는 믿고 건넌다. 그런데 이 대로의 안전성을 믿지 못한다면 건널 수 있을까?

안전불감증이라며 개인에 책임을 묻고 각자도생의 길을 찾으라면, 우리가 사회를 이루고 국가를 이루어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데이터는 나타낸다. 어느 구간에서 사고가 잦은 지, 어떤 시설이 노후화된 것인지, 어떠한 시점과 경우에서 사고가 있는지 등이다. 데이터가 아니라 하더라도 오늘 시민들이 겪을 불편과 안전상의 위험은 어제 예상되었을 것이다.

사전 예측하고 반드시 대비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위험을 극소화하는 안전 전략으로 국가 경영을 전면 개편하여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쌓기를 간절히 바란다.

 


박수연은 스마투스 비즈니스 리뷰의 편집인이자 스마투스 디지털경제연구원의 연구위원이다. 법학을 전공하였으며 자본시장연구원(KCMI)의 연구원을 거쳐 김앤장법률사무소의 선임연구원을 역임하였다. 주연구분야는 회사법 및 자본시장법등 금융관련법제이며, 현재 블록체인기반 토큰이코노미, 크립토펀드, 탈중앙화자율조직, 디지털 경제,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경영, 디지털 양극화 해소, 디지털 사회와 교육, 기업의 전략 평가에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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